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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별곡 - 퓨전 사극의 전형. :: 2012/01/02 20:11
* 언제나 그렇지만 이번에도 긴 이야기 입니다. 스크롤의 압박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삼가해 주세요.*
정말 마음잡고 처음부터 다시 한 번 복기해 보고 싶은 드라마 중 1순위가 바로 '한성별곡'이다.
드라마가 진행되는 내내 뿔코군이 우리 시대 최고의 드라마라고 칭찬했던 드라마..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었고, 단숨에 빨려들어 마지막편까지 보는데 삼일 걸린 드라마..
재미있을수록 아껴보려고 하는 편인데, 3일 걸렸다. 총 8편짜리 아주 짧다면 짧은 드라마.
그래서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드라마.
아주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동시간대에 MBC에서 '커피 프린스 1호점'을 방영했기 때문이다.
2007년 7월 1일 ~ 7월 31일
01.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들..
사전 제작 드라마.
그렇다. 방영이 되기 전에 이미 드라마 제작이 완료되어 있어서 쪽대본 생길 일이 전혀 없었고,
드라마에 시청자의 입김이 전혀 작용할 수 없었던 드라마.
그래서 작가와 PD의 생각이 더욱 돋보였던 드라마.
주인공들은 모두 신인급
좌로부터..
이나영 역의 - 김하은 - 드라마 '추노'의 '설화'
박상규 역의 - 진이한
양만오 역의 - 이천희 - 페밀리가 떴다. 1기.
괜찮은 신인들이 팬들에게 소개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드라마.
김하은은 이 드라마를 통해 JYP 사단의 주력 연기자로 합류하게 되었고, 요즘 '싱글파파' 에 출연중이란다.
이천희는 영화 '허밍'으로 좋은 반응을 받고 있는 중이다.
주인공인 진이한은 극중에서 팬들로 부터 얻은 '꺼벙이'라는 별명이 정말 어울리는 것 같다.
주인공은 박상규다.
실력이 있는 지식인이긴 하지만, 출생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서 좌절하고 방황하는 사람..
나영을 만남으로 해서 자신이 나가야 할 길을 겨우 찾은 젊은이..
하지만 그녀와의 아픈 이별이 그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은 듯 하고..
만오는 나영을 다시 만나 반드시 그녀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을 결심하고 시대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며
평민 신분에서 상인들의 우두머리인 '행수'가 되어 자신의 뜻을 이루려 하지.
태어났다는 이유로 살아가는 민초들 대개가 하루를 연명하듯,
노동하다 지치면 그저 하늘 한 번 쳐다보고 그리운 님 추억으로 인내하려는 노비에게
타고나지 못해 가지지 못한 이들의 고통, 그 괴로움, 실낱같은 연민과 미련을 모두 버리니
고통이 없어지더이다. 잔인한 세상에 소망하나 갖지 않으니 삶의 이유 절로 분명해지더이다.
이 장면은 그저 눈물이 주룩주룩..
02. 또 다시 여자에게 빠지다.
이 드라마를 보다가 이 여인네에게 또 빠졌다.
태왕사신기의 어린 '기하'역을 맡았던 박은빈의 5-6년 뒤를 보는 듯한 느낌의 또박또박한 말투..
확.실.히 난 그녀에게 빠졌다.
서적포에서 만난 그녀 이렇게 걷는 데이트면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어도 가겠다.
업고 가라고 해도 가겠다. 우하하하.. ^_________________________^
마음 씀씀이가 곱기도 하고, 그에게 선물하는 것이 더욱 마음에 들기도 한다.
그녀는 그에게 '열하일기'를 선물한다.
03. 드라마 시대를 읽다. 시대 드라마에 투영되다.
명장면이라 기억될만한 장면..
임금 : 도대체 이유가 무엇이냐??
관 리1 : 채승환은 과거 집의(종3품)시절 자신의 뜻과 다르다 하여 하위자의 직언을 수차례
무시했던 자이옵니다. 그런 자가 대사헌에 오르면 원의석(사헌부 회의실)에서
현안을 논의하는 미풍은 사라지고, 오직 그자의 뜻에 따라 사헌부가 좌지우지될 것입니다.
관리2 : 그런 자를 굳이 고집하심은... 국법을 무시하고 전하의 뜻대로만 종사를 끌고 가시겠다는
말씀이 아니고 무엇이옵니까!
관리들 : 아니 되옵니다, 전하.
임금 : 국법을 무시한다? ... 언로를 넓히고 직언을 자유롭게 하라 하였더니, 이쯤되면 막가자는 게로구나!
심민구 : 전하, 법에 따라 공명정대한 인물로 하심이 옳은 줄 아뢰오.
임금 : 많은 신료들이 추천했고, 이조 역시 채승환 발탁을 문제 삼지 않았다.
절차를 거친 후보 인사 중에서 임금이 낙점하는 것은 분명 적법이 아니냐?
관 리2 : 채승환만은 절대 아니 됩니다, 전하.
관리1, 관리들 : 아니 되옵니다, 전하.
통쾌하지 않은가? 나는 이 장면을 누군가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너희들의 작태와 다르지 않음은 대관절 무엇인가 하고 말이다.
채승환만은 절대 아니 됩니다. 전하. 에서 나는 눈물을 쏟을만큼 웃고야 말았다.
정조의 쓴 웃음은 우리가 말하는 썩소가 아니다. 정말 씁쓸해서 나오는 웃음이 아니겠는가?
04. 한성별곡은 퓨전 사극이다. - 그럼 퓨전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퓨전의 개념은 단순히 장르의 구분을 무너뜨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퓨전은 장르의 구분을 무너뜨리지 않고 되는 것도 아니다.
사실 아주 단순한 개념이다.
과거와 현재를 같은 사람이 사는 세상으로 바꿔보는 상상력이다. 그것이 진정한 짬뽕, 퓨전이다.
그런 결합의 엄청난 힘은 결국 우리한테 뭔가를 남길 수 있다.
내가 느꼈던 대하드라마의 한계는 (신봉승의 걸작에서도 말이다),
너무 떨어져 있는 시선으로 그 역사적 상황을 묘사만하는 드라마였기 때문이었다.
열심히 조선초-중-후기의 정치적 환경을 묘사한다면 재미가 있겠지만,
결국 내가 느끼는 것은 극적 유쾌함과 역사적 가치일 뿐이다.
아무리 엄청난 가치라도 현재와 연결될, 우리가 그런 상황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좀 부족했다.
근데 역사의 도리인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것을 보여주는 한성별곡은 내겐 좀 더, 뭐랄까.
힘 있는 시도다.
무섭게 드라마가 방영되던 당시의 시대 상황을 생각나게 하려고 애를 쓰는
이 드라마는 다수의 시청자한테 불편한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
건너편에 서 있으면 노모모의 상황과 비슷한 점이 많은 모모 임금이 아주 지나가는 개가 웃길 일처럼 느끼겠다.
드라마를 그냥 사람이 보면서 즐거워하는 아무 말도 못하는 상아탑의 유민으로 인정하면,
현세와 전세를 하나로 만든 이 드라마는 완전히 퓨전 걸작이 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우리는 역사를 그냥 과거의 일로 인정하는 성향이 있으니까.
벽파와 시파, 사대부와 임금, 양반과 상놈의 상황은 우리의 사회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그냥 그때 일어났던 일이지.
그것이 바로 한성별곡이 깨뜨리고자 함이다.
"막가자는 게로구나"는
내 보기에는 임팩트가 오히려 더욱 살아난다.
이젠 스토리가 그냥 노모모와 모맹박, 모으녜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상황과 비슷한 꼴로 보이니까.
그래서 우리는 이름과 날짜, 당파와 이름뿐인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날 수 있고, 정말 핵심에 집중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계속 그런 뉘앙스를 시청자한테 던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코드를 시원하게 캐치했는지는 모르겠다만..........
월향이 이용한 박두순의 시 (웃고만 있네)와 맹자, 고증이 대단한 사극에서 가끔 현대말투를 쓰는 캐릭터,
매우 전통적인 연극식 감각과 모던한, 거의 뮤비같은 순간들.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같은 춤 추는 축제다.
이것이 바로
퓨전, 진정한 그 느낌이 아니겠는가?
05. 주연보다 빛났던 조연들..
일반적으로 사극은 많은 조연이 필요하다.
극의 개연적이고 필연적인 무엇인가를 높이기 위해서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을 많이 보여줘야 하기 때문인데,
이 드라마 한성별곡은 그닥 많은 조연들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드라마 내내 빛났던 조연 3인방..
언제나 웃는 표정으로 독기어린 연기를 '도술'역의 배성우 탄찬한 연기에 극찬을 보내고 싶다.
주인공을 사랑하는 기생 월향역의 도지원 참으로 조선의 여인네 같은 사람으로 기억이 될 것 같다.
아래쪽이 가장 빛났던 조연 정조역의 안내상.. 앞으로 자주 챙겨보게 될 연기자다.
이외에도 박상규를 아껴주던 한성부 관리, 나영의 의술 스승이자 보호자였던 황집사등..
이 한성부 판관은 드라마 추노에도 등장한다.
등장인물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드라마로 오래 기억이 될 것 같다.
이 드라마 조연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높은 완성도를 자랑할 수 있었을까?
그의 연기나, 작가의 대사나.. 참으로 잊지 못 할 드라마다.
신료들도 백성들도 나를 탓하기에 바쁘다.
나의 간절한 소망을 따랐다는 이유로 소중한 인재들이 죽어나가고
내가 꿈꾸던 새로운 조선은 저만치서 다가오질 않는다.
아무리 소름이 끼치고 아무리 치가 떨려도 난 결코 저들을 이길 수 없다.
저들이 옳아서 이기는 게 아니라 내가 백성들을 설득하지 못해 지는 것이다.
나의 신념은 현실에 조롱당하고 나의 꿈은 안타까운 희생을 키워 가는데 포기하지 않는
나는,
과연 옳은 것이냐!
나를 소름끼치게 했던 이 대사. 길이 남을 명 대사이다.
나는 이 대사에서 드라마 한성을 읽는다.
작금의 정치를 떠올리며 드라마 한성이 이야기하는 대사 둘을 떠올린다.
전하, 현실은 늘 신념을 어둡게 하지요. 어찌 희생하지 않고 신념을 지켜낼 수 있겠습니까!
무엇이 과거이고, 무엇이 현재인가....?
덧.
한성별곡의 PD가 바로 드라마 '추노'의 PD 이다.
덧. 덧.
수능 후 시간이 남는 예비 대학생 또는 그냥 대학생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드라마.
I understand .. ost of scout. :: 2011/12/23 11:15
어렸을때 아주 좋아했던 노래가 어디선가 들려오면..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잊고 있었던 무엇인가가 자기를 기억해 달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영화 스카우트의 메인 음악으로 흐르던 I understand 는 영화 내내 내게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노래를 만들때 누군가에게 특별한 추억이나 기억을 선물하겠다는 마음으로
노래를 만들지는 않을 것 같지만, 특별한 일이 있었을때 들었던 노래는 결국 노래를 매개로 해서
그 특별했던 일들을 떠올리게 된다.
이 영화는 이 노래와 대한민국 최고 투수 선동렬을 매개로 어떤 일을 기억해 달라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사학의 명문으로, 라이벌이라는 이름으로 어울리는 두 학교가 아닐까 한다.
당대 최고의 투수 최동원을 보유하고도 고려대에 3연패를 한 연세대는
선동렬의 스카웃을 위해 광주로 급파되는 호창(임창정분)은 문득 첫사랑의 추억이 떠오른다.
미국의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은 하나의 주제로만 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영화 주제는 '월남전'이다.
플래툰, 7월 4일생, J.F.K. 하늘과 땅, 킬러, 도어즈, 닉슨
월남전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영화로 표현한다.
너무나 미국적의 영웅주의적 시각의 플래툰,
그 전쟁이 한 개인에게 미친 영향을 보여주는 7월 4일 생,
대통령의 암살과 전쟁의 관계.. 존 에프 케네디,
사회적 현상 킬러, 문화적 현상 도어즈 등등 정말 대단한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사람의 감독이 만든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이 영화와 닮은 꼴 영화를 찾으라면
주저없이 '화려한 휴가'를 꼽겠다.
사건의 당사자였던 광주분들을 그린 영화가 '화려한 휴가'라면 이 영화는 그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역사적인 큰 사건은 그 가운데에 있는 사람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 듯 하다.
'화려한 휴가' 라는 작전 때문에 생겼을지도 모르는 일을 그린 영화 스카우트.
정작 당사자인 선동렬 감독은 그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수도 있지만 말이다.
말할 수 없는 이유로 떠나는 사랑..
신입생 환영회에서 심한 전라도 사투리로 자기 소개를 하는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진 그와 그녀의 사랑은 1970년대 후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평균적인 모습이었던 것 같다.
지금이나 저때나 청춘 남녀가 함께 있을 곳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거다.
영화관, 노래방, 소주방, 비디오방, 게임방..
젊은 남녀가 연애를 위해 남들로부터 숨어들어야 했던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던 모양...
첫사랑 세영(엄지원 분)이 있는 곳 광주에 도착한 호창은 선동렬도 선동렬이지만
그녀의 소식 또한 궁금하기 그지 없다.
그녀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호창과 그녀를 사모하는 새마을파 두목 서곤태(박철민 분).
세영을 사이에 둔 두 사람사이의 신경전..
극중 관객을 빵터지가 만드는 대사 '나는 비광'
언제나 광취급을 못받는 비광, 내가 끼이면 3점 스톱도 못하고..
그러나 나를 천대시 하지 말라. 나 없이는 5광도 안되고 광박 썼을때는 내 생각이 간절할지니..
이 대사는 노래로 만들어져 엔딩곡으로 장엄하게 나오니 자막이 올라가더라도 움직이지 말라. ^^
야구 잘하는 아이에게 글러브를 선물하며 이름을 묻는 호창..
"넌 이름이 뭐야?"
"이종범이요."
물론 영화 언니가 간다. 에서 박지성으로 써먹은 이야기지만 나름 재미있었다.
극중 선동렬 역으로 나온 이건주. 어린시절 TV 드라마에서 '순돌이' 역으로 인기있었던 아역배우.
광주일고의 줄무늬 유니폼을 보고, 학창시절 학생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역으로 야구부가
동원되었던 것을 떠올린 호창은 그 자리에 세영이 있었고,
그것이 두 사람의 이별 이유였음을 알게된다.
영화는 만화 20세기 소년의 기법처럼 조각난 과거의 기억들을 조합해 가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도록 호흡조절을 잘 해준다.
곤태와 세영을 구하러 간 호창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새마을파의 도움으로 그녀를 구한 호창 그리고 곤태.
광주를 떠나라고 호창에게 말하는 세영.
시위에 참가를 막아달라고 곤태에게 부탁하는 호창
곤태 덕분인지 그녀는 지금은 나이 지긋한 중년이 되어 아이들의 도시락을 싸는 아주머니가 되었다.
참신하다기 보다는 그동안 감동을 주었던 한국영화들의 좋은 장면들을 모자이크 하듯이 만들었고,
주제 또한 진부하기 그지 없지만..
그것을 엮어가는 기법 자체는 아주 훌륭해 보인다.
이 영화의 마무리는 가슴 뜨거운 10대, 갓 이별을 맛 본 20대에게는 어필하기 어려울지 모르겠으나..
과거에 두고 온 사랑이 있는가?
마음 한켠에 걸려서 돌아보면 나는 늙어가나 그 푸르고 즐겁던 시절 그대로 나에게 웃고 있는
'추억'이라 불리는 것이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순간..
그녀가 떠난 이유가 궁금했던 호창도..
이제는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선동렬 감독을 보면 그날의 광주와 호창이 떠올라..
미소와 눈물이 동시에 나는 그녀도..
아마도 같은 마음 아니었을까?
물론 당사자인 선동렬 감독은 연세대에서 약속을 어겼기에 고려대로 진학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자신을 보면서 가슴 아릿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선동렬 감독은 알까?
영화 스카우트는 ..
돌아보면 항상 그자리에 있어주는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영화였다.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잊고 있었던 무엇인가가 자기를 기억해 달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From 별다방 2.0..


